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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 주파수-보고 듣고

'형', 아니 '언니'도 - 언젠가는 이 노래의 '언니' 또는 '누나' 버전도 나오길 기대하며

by 평싱언니 2020. 9. 16.

콘텐츠 퀄리티 평가&검수 관련 일을 하다 보니 하루에도 수십 , 달이면 수백, 수천 개의 동영상 콘텐츠를 접하게 된다. 일은 일일 . 평소처럼 적당한 열정으로 무심히 보고, 듣고 있던 . 우연히 노래를 만났던 그날, 갑자기 울컥 울음이 올라 나는 그렇게 무방비 상태로 무너져 버렸다.

 

 

https://www.youtube.com/watch?v=bCa7TvHcaok&list=RDbCa7TvHcaok&start_radio=1

<노라조 전 멤버 이혁의’>

(가사 전문은 본문 하단에)

 

 

 

뭐든 가지에 꽂히면 질릴 때까지 반복해서 보고 듣는 편이긴 하지만, 이후 노래는 일주일 이상 나와 함께 했고, 결국에는 유튜브 뮤직 재생목록 즐겨 찾기에 추가되었다.

 

 

무엇이 그렇게 나의 가슴을 울렸을까.

솔로 데뷔 후 더욱 깊어 진 이혁의 목소리만큼이나 나의 가슴을 울린 건 가사였다.

가슴에 들어온다는 표현처럼,

귀로 머리로 가슴으로 들어와 지난 상처를,

아물었다고 생각하고 덮어 두었던

일부 기억에 관련된 감정들을 건드려 버린 것이다.

 

 

누구나 그럴 때가 있겠지만,

죽고 싶을 만큼 힘들었다는 표현보다는,

죽고 싶었고, 죽는 낫겠다, 라는 생각을 했던 아픈 시기가 있었다.

그런데 하루하루 어찌 저찌 버텨내고 보니

여전히 아직 나는 살아 있고,

지금은 사실 그때보단 괜찮다.

 

 

울기도 많이 울었다.

어른이 창피한 줄도 모르고

 

 

물론, 그때는 창피함의 엉덩이 따위는 복받치는 감정이 걷어찰 때였으니까.

 

 

종일 참아 감정이 복받치던 퇴근길.

 

 

일주일에 서너 번은 단골 카페에 앉아 맥주 한잔을 홀짝거리고

서비스로 곁들여 나오는 견과류를 아작아작 씹으며 질질 짜던 때도 있었고,

 

 

울면서 본능적으로 걷고 타고 걸어 집에 기어 들어오면

음소거로 꺼이 꺼이 울다 잠이 들던 밤이 있었다.

 

 

다들 아는 '진리'이지만,

보다는 사람이 힘들었다.

그때는 어찌나 만나는 사람마다, 가는 곳마다

마치 상대편이 교묘하고 밀도 있게 놓은 지뢰밭 전략에 걸린 게임의 상황처럼

하루하루 살얼음 판이었고

그렇게 매일을 보내는 나는 많이 위태로웠다.

믿었던 사람마저 사람이 아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던 그날은

마치 모든 것을 놓아 버린 허허 웃어 버렸다.

 

 

결국 자신을 지키기 위해 일을 정리하기로 결심하던 그날.

 

그들에 대한 분노보다는

길지 않은 번의 여정이 아름답지 않게 마무리되었다는 자책감이 앞섰고

그런 자신이 미워 울었던 그날 저녁.

마저 울고 잊어버리자,

덮어 두고 살자고 마음먹었다.

 

 

그렇게 시간이 흘렀고

당시의 기억과 감정은 강제 소환되지 않는 ,

굳이 끄집어내고 되새김질할 일은 없다고 생각했다.

 

 

사람으로 받은 상처, 사람으로 달랜다고 했듯이

다시 좋은 사람들을 만났고,

그들 덕분에 다시 힘을 내어 일어났으니까.

 

 

그랬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나 보다.

이렇게 노래 곡에 감정이 무너져 내릴 줄을 몰랐다.

 

 

가사가 너무 이야기 같아서

비슷한 상황에서 힘들어하는 동생들에게 주던 이야기 같아서

마치 억지로 묻어 마음을 대신 말해주는 같아서

그래서 그렇게 눈물이 났나 보다.

 

 

언니도 그랬다고,

살다 보면 아무리 발버둥 쳐도 빠져 나오지 못하는 늪에 빠진 듯한 때가 있다고.

그때는 죽고 싶을 만큼 힘들었지만, 견뎌 보니 괜찮더라고.

참지 말라고.

울고 싶으면 울고, 슬프면 슬퍼하고, 취하고 싶으면 취하고,

넘어졌다고, 부딪혔다고, 지쳐 나가떨어졌다고 너무 자책하거나 좌절하지 말라고.

그렇게 반 걸음, 한 걸음, 또 한 걸음 걸어 나가자고.

그러다 보면 언젠가 오늘보다 나은 내일이 거라고 믿어 의심치 말자고, 우리.

 

 

밥과 술과 공기를 조금 먹은 세상의 모든 형과 누나와 언니가 주고 싶은 .

오늘 하루도 살아 이들과 공유하고 싶은 노래,

이혁의 ''.

 

 

 <가사 전문>

 

삶이란 시련과 같은 말이야
고개좀 들고 어깨펴 짜샤
형도 그랬단다
죽고싶었지만 견뎌 보니
괜찮더라

맘껏 울어라
억지로 버텨라
내일은 내일의
해가 뜰테니

바람이 널 흔들고
소나기 널 적셔도
살아야 갚지 않겠니

더 울어라
젊은 인생아
져도 괜찮아
넘어지면 어때

살다보면
살아가다보면
웃고 떠들며 이날을
넌 추억할테니

세상에 혼자라 느낄테지
그마음 형도 다 알아 짜샤~
사람을 믿었고 사람을 잃어버린 자
어찌 너 뿐이랴

맘껏 울어라 억지로 버텨라
내일은 내일의 해가 뜰테니

더 울어라 젊은 인생아
져도 괜찮아 넘어지면 어때

살다보면
살아가다보면
웃고 떠들며 이날을 넌 추억할테니

세상이 널 뒤통수 쳐도
소주 한잔에 타서 털어버려
부딪치고 실컷 깨지면서
살면 그게 인생다야

넌 멋진놈이야